변기 침대. 그림/글 : 신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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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보내던 어느 토요일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학생회 예배가 끝나고 학생회 아이들과 오후시간을 보내다가

주보를 다 만들고 교회 뒷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저희 집 6살짜리 아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저곳을 찾아보기도 하고, 이름을 불러보아도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아들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한 말이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 쪽으로 갔는데, 화장실의 등은 꺼져 있었습니다.

‘만약 안에 아이가 있었다면 소리라도 치고 난리가 났을 텐데...’하는 마음으로

화장실 등을 켜고 화장실 안을 찾아보니,

글쎄 아들이 변기에 앉아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황당하기도 하고 우습기도하고 잠시 동안

저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잠이 많은 아이도 아닌데, 어떻게 화장실에서 잠을 자고 있을 수 있을까?

불꺼진 화장실, 누가 생각해도 편안하고 잠을 잘만한 장소나 환경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6살 난 아이는 이곳에서 어떻게 잠을 잘 수 있었을까요?

 

그 아이가 화장실에서 그것도 변기에 앉아서 잠을 잘 수 있었던 이유는 그곳이 화장실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교회였고, 아버지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비슷한 일을 여러분도 목격한 일이 있지는 않으십니까?

너무나도 소란스럽고 혼란스러워서 감히 잠을 청할 수 없는 장소에서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 잠을 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 아이에게 있어서 어머니 품 밖의 환경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자신이 지금 어머니 품 안에 있다는 것이 그 아이에게는 더 중요한 것입니다.

 

혼란한 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정 쉴 곳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어지럽기만 하다고들 말씀하십니다.

심지어 몇몇 성도님들 가운데는 교회조차도 쉼터가 되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정말로 쉴 곳이 없을까요?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물론 이 말씀은 단순한 육체의 쉼이 아니라 전인적인 구원을 통한 쉼을 표현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구원 받은 자는 분명 육체와 마음의 쉼도 얻어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에 어느 때나 어느 장소에서나 모든 무거운 짐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그 분 안에서 참된 쉼을 얻으시기를 바랍니다.